1. 행동적․인지적․발달적 미술치료 모형
미술치료에서 행동주의적 접근은 행동치료 기법을 미술치료에 실제로 적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신 역동적 관점과 행동주의적 관점이 상호 상반되는 이론으로 널리 알려져 왔으나, 사실상 정신 역동적 미술치료사들은 내담자의 특성에 따라 행동치료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그 때문에 심리치료와 행동치료는 상호 공유하는 점이 많음을 우리는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두 치료가 강화를 이용하는 점이나, 전이 현상의 의존, 통찰의 적용 등 유사점이 많기 때문이다.
행동주의적 미술치료 모형은 발달 장애아동 (예컨대, 정신지체아, 정서장애아 등)이나 행동 문제를 지닌 성인에게 유용하다고 한다. 특히, 이 모형에서 실제로 유용한 기법은 「실체적 행동 형성법」이다. 이 기법은 미술치료 기법과 행동치료 원리를 결합한 것이며 교육적 조치도 포함되어 치료교육의 의미가 크다. 그 외에도 촉구, 정적 강화, 모델링 등도 유용하다.
미술치료에서 인지적 접근은, 인지가 외부 세계의 자극을 조절하는 수단이며, 인지는 언어와 관련이 있고, 인지와 언어는 미술의 상징성과 관련이 있다는 기본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또한 인지는 창의성과 분리될 수 없으며 생각을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중요한 매체로서 미술을 사용하는 것이 유용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미술을 통해서 인지나 창조적 기능을 사정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인지나 창조적 기능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Piaget과 Inhelder(1967)의 연구를 통해 우리는 인지발달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언어를 통해 발달한 개념들은 미술 형태를 통해 비언어적으로 발달할 수 있을 것이며 이들 개념에 대한 이해는 스케치나 채색화, 조소와 같은 미술작품의 형태에서 추론될 수 있다. Silver(1983)의 연구에서 보듯이 그림을 통해서 공간개념이나 계열적 순서, 부류 등의 개념을 사정할 수 있으며, 특히 신경학적 손상(학습장애 등)의 진단은 매우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색채의 농담(유채색+흰색)을 혼합해 가면서 계열성 개념을 개발하거나 관찰 화를 통한 공간개념의 개발, 찰흙으로 모양 꾸미기를 통한 공간, 부류의 개념을 발달시킨다면 이것을 인지적 미술치료 기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미술치료의 발달적 접근은 Freud와 Erikson, Piaget 등의 발달이론을 기초로 하고 있다. 발달적 미술치료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Williams & Woods(1977)는 인지와 운동능력은 정상이나 정서장애가 있는 아동에게 그들의 기법을 적용하여 효과를 거둔 바 있다. 발달적 미술치료는, 아동의 발달과업에 맞추어 각 발달단계에 따라 미술 활동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어떤 내담자는 생활연령은 6세이나 정신연령은 0~2세(감각운동기)의 수준에 머무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감각운동기에 있는 내담자의 경우는 미술 매체에 있어서 비정형 매체(모래 중심을 이루게 될 것이고, 자기와 타인, 사물의 애착과 분화를 촉진하기(점토 활동 등), 긍정적인 감각 정향과 단순한 운동 도식을 습득하기(때리기, 흔들기 등), 인과관계를 발견하기(색 조합활동 등) 등을 치료의 목표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조작기(2~7세)의 경우는, 폭넓은 미술 매체가 요구되며, 자율성 증진, 감정표현과 분화의 촉진, 감각 분화의 발달, 상징화 능력발달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상에서 미술치료의 행동적․인지적․발달적 접근을 간단히 살펴보았으며, 이러한 미술치료를 성공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심리학과 교육학, 예술치료, 미술의 각종 기법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익혀나가야 할 것이다.
2 . 인간중심 미술치료 모형
미술치료에서 인간중심 치료모형은 그 출발에서 몇 가지 철학적 신념을 지니고 있다. 예컨대, 한 개인은 총체적으로 연구되어야 하고, 적응과 편안함보다는 의미와 주체성을 제공하는 자기실현과 성취가 인간 존재의 기본목표라는 것이다.
인간중심 미술치료에서는, 치료자가 내담자를 정신질환자로 인식하지 않고 삶의 적응과정에서 특정의 문제에 당면한 것으로 본다. 그래서 삶의 의지와 삶의 형태를 창출하는 가운데서 주체성과 의미를 갖게 하는 능력을 발달시키고 강화하는 것이 치료의 하나이다. 또한 내담자가 여러 가지 주체성 위기를 창조적-표현적 생활양식으로 통합하고 조절하도록 하며 한층 더 변화의 경험으로 나갈 준비를 하도록 돕는다.
인간중심 미술치료는 정신의 깊은 곳까지 탐색할 수 있는 의지와 힘을 길러주며, 상반되는 양극성(선과 악)의 태도보다는 인간이 사랑할 수도 미워할 수도 있는 존재라는 신념을 확신케 한다. 인간중심 미술치료에서 강조하는 전인격적 통합은 몸과 마음, 영의 조화로운 협력을 말한다. 그래서 내담자가 두려움이나 불행, 불안에서 탈피하려는 것보다는 진정한 표현의 성취로부터 나오는 기쁨, 유쾌한 흥분을 얻고 이들 느낌을 어떤 창조적 양상으로서의 정직한 표현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인간중심 치료에서는 창조성을 보는 시각도 다르다. 이들은 창조성을 선천적 인간 충동이라고 보는 이차적 현상의 정의를 수용하지 않는다. 즉 결핍 보상 이론보다는 역동적-총체적 이론을 지지하고 있다.
인간중심 미술치료사들은, 문제해결과 창조적 혁신의 동기가 되는 개인적, 집단무의식으로부터 내담자가 중요한 메시지를 파악하도록 도와주는 꿈의 해석을 응용하고 있다. 이들은 Jung의 이론과 같이, 꿈을 깊은 무의식에서 나온 상징적 메시지로 간주하는 경향을 지니고 있다. 이들 메시지는 창조적 열망과 관계하며 의식적인 주의집중이 요구되는 자율성, 주체성의 관점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노벨상을 받은 Bohr는 원자의 구성요소를 푸는데 그의 꿈이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다고 한다(Gardi, 1976). 아울러 미술치료 과정에서 심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통합적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꿈의 기억이나 대인관계 개선, 통증의 치료 등에서 소조 활동이나 크레용 등으로 그림을 그리게 하는 기법을 사용할 수 있다. 통증을 상상하고 통증을 그림으로 그리고, 통증이 몸에서 떠나가는 것을 상상하고 그것을 다시 그림으로 그리게 하는 방법을 응용하고 있다. 만약에 정신 생리적 장애를 가진 내담자가 미술작업을 통해서 자신의 갈등을 스스로 해결하고 자아실현이 증가하였다면, 또한 자신의 전체성을 경험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개인의 노력이 향상되었다면, 우리는 인간중심 미술 치료모형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자신의 전체성을 경험한 사람은 물론 타인의 통합성, 주체성, 개성, 이상주의를 인정하고, 그러한 통합 철학은 관심, 돌봄. 동정의 삶의 방식을 끌어낸다. 그러나 그것은 자아실현, 자율성, 진실성의 통합으로부터 유기적으로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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