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를 왜 하며, 무엇을 제공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어왔다. 또한 나름대로의 제한점도 있고, 아직도 연구되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심리치료의 한 방법으로서 독특한 이점도 가지고 있다.
다음은 미술치료의 장점을 몇 가지 요약, 제시한 것이다(Wadeson, 1980).
우리는 심상(image)으로 생각한다고 볼 수 있다. 말이란 형태를 취하기 전에 심상으로 사고한다. 즉, 어머니라는 말을 하기 전에 『어머니』의 심상을 떠올릴 것이다. 삶의 초기의 경험이 중요한 심상의 요소가 되며, 그 심상의 성격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미술치료에서는 꿈이나 환상, 경험이 순수한 언어적 치료법에서처럼 말로 해석되기보다는 심상으로 그려진다. 예술 매체는 종종 심상의 표출을 자극하는 즉, 일차적 과정의 매체를 자극하여 창조적 과정으로 나아가게 된다.
심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방어이다. 우리는 어떤 다른 의사소통 양식보다 언어화시키는 작업에 숙달되어 있다. 미술은 비언어적 수단이므로 통제를 적게 받는다. 예상치 않았던 작품이 그림이나 조소에서 제작될 수 있는데, 가끔 창작자의 의도와는 완전히 반대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것은 미술치료의 가장 흥미 있는 잠재성 중의 하나이다. 예상치 않았던 인식은 가끔 환자의 통찰, 학습, 성장으로 유도되기도 한다.
미술치료의 또 다른 장점은 적시에 구체적인 유형의 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져볼 수 있는 자료가 환자로부터 생산되는 것이다. 미술의 바로 이러한 측면이 많은 의미를 가지는데, 예컨대, 환자가 만든 어떤 유형의 대상화를 통해서 치료자와 환자 사이에 하나의 다리가 놓인다.
저항적인 환자들의 경우는 환자의 감정이나 사고 등이 그림이나 조소와 같은 하나의 사물로 구체화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만든 작품을 보고 각 개인의 실존을 깨닫게 된다. 어떤 환자는 단 한 번의 작품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느끼기도 하지만, 저항이 강한 사람은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미술작품은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가 만든 작품을 필요한 시기에 재검토하여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때로는 새로운 통찰이 일어나기도 하며, 환자 자신도 이전에 만든 작품을 다시 보면서 당신의 자신의 감정을 회상하기도 한다. 즉 그림이나 조소가 주관적인 기억의 왜곡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환자의 작품 변화를 통해서 치료의 과정을 한 눈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치료팀의 회의에서도 작품을 통해 그 환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언어는 일차원적인 의사소통 방식이다. 대체로 한 가지씩 나간다. 미술표현은 문법, 통사론, 논법 등의 언어규칙을 따를 필요가 없다. 즉 본질적으로 공간적인 것이며, 시간적인 요소도 없다. 미술에서는 공간 속에서의 연관성 들이 발생한다. 이를테면, 우리가 가족을 소개할 때도 먼저 아버지, 어머니를 소개하면서 두 분의 관계를 얘기하고, 그리고 형제들과 그들의 관계, 그리고서 이 모든 식구와 나와의 관계를 말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미술의 공간성은 바로 경험을 복제한 것이다. 우리는 내 가족을 말로 소개하고, 그림으로는 그것을 동시에 나타낼 수 있다. 가깝고 먼 것이나 결합과 분리, 유사점과 차이점, 감정, 특정한 속성, 가족의 생활환경 등을 표현하게 되므로 개인과 집단의 성격을 이해하기가 쉽다.
미술작업을 시작하기 전의 개인의 신체적 에너지는 다소 떨어져 있지만, 미술작업을 진행하고, 토론하며, 감상하고, 정리하는 시간에는 대체로 활기찬 모습을 띤다. 체내의 에너지 정도가 변화한다는 것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것은 단순히 신체적인 운동이라기보다는 『창조적 에너지』의 발산이라고 해석된다. 연극이나 영화에서 역할을 맡은 배우처럼, 미술치료는 하나의 작업이라기보다는 놀이와 레크리에이션과 음악과 열정이 있는 창조적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술치료의 치료환경과 매체 미술치료는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목적을 위해 미술표현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미술작업을 통해서 환자에게 통찰을 할 수 있게 하고 도와주는 것이 미술치료의 목적이다. 따라서, 위기 치료와 같은 특정의 목적을 위해서도 활용될 수 있고,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들의 삶을 정리하는 데에도 미술치료가 도입될 수 있다. 약물이나 알코올중독 환자, 심신장애인 등에게도 확대되는 경향이다. 정신병원에서는 개인이나 집단미술치료를 시행하고 있고, 가족을 대상으로 한 가족미술치료 시간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병원이나 치료센터에 그치지 않고 각종 교육기관에서도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사회 부적응이나 발달장애아 등의 기관에서는 치료보다는 인격적 표현으로서의 미술을 활용하고 있으나, 사실상 교육과 치료의 거리는 가깝다. 성인들을 대상으로한 미술치료에 있어서도 자기 탐색과 창조라는 인격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물론, 전통적 미술교육에서 강조하는 미술표현과는 다른 것으로서, 작품 그 자체보다는 과정에 중점을 둔다.
위에서 보듯이, 치료라는 관점에서 시행하는 것과 교육 및 인격적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사용되는 미술이 제각기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용어의 차이에 지나지 않는 면이 많다. 이것은 상담과 심리치료의 구분과도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모든 훌륭한 치료들은 교육과 성장을 유도하고 있고, 훌륭한 교육 또한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구분은 다만 활둉상의 차이에서 오는 일차적 구분이라 할 수 있다. 미술치료에서 행해지는 방식은, 특정 환자가 참여하게 되는 환경과 미술치료사가 행하는 이론적 접근 방법, 기법에 대한 능력, 성격유형 등이 상호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 요소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치료의 목적이나 대상에 따라 그 환경과 치료의 전체적인 구성 방법은 달라야 한다.
여기서는 치료 대상과 환경에 초점을 맞추어 몇 가지 제시한다(Wadeson,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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